애니 정보

창천항로 애니소개

뤼케 2023. 10. 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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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다룬 일본의 만화. 스토리는 재일교포인 이학인[], 작화는 킹곤타(王欣太)[]가 담당했다.

제목인 창천항로(蒼天航路)는 '넓고 넓은 푸른 하늘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간다' 또는 '하늘을 뚫고 길을 연다'를 의미한다. 본 만화의 최종장 말미에 'Beyond the heaven'이라는 영어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2009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창천항로는 중국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조조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기존의 삼국지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조조의 모습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창천항로에서 조조는 단순히 야망에 불타는 독재자가 아니라,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역경을 헤쳐나간다.

창천항로의 가장 큰 특징은 조조를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그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고, 때로는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창천항로는 조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기존의 삼국지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조조의 모습과는 다소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조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창천항로 애니 줄거리

조조라는 인간이 역사에서 조명을 받는 순간인 청소년기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사건들을 조조를 중심으로 놓고서 다양한 방식으로 비추고 있는 만화다. 꼭 조조만을 포커스로 잡지 않고 다양한 군웅들을 잠깐씩 극의 가운데에 놓고 다루는 모습을 보면 일종의 군상극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 다만 어디까지나 '조조를 중심으로 풀이한 조조의 삼국지'라는 중심은 확실히 잡고 있다.

관도대전 무렵까진 오직 조조가 돋보이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놓고 나머지 작은 것은 대충 언급해줘야 하는 것만 보여준다.

초반부는 역사상에서 조조에 집중된 사건이 많아서 큰 문제가 안되지만 관도 이후부터 조조가 초반부만 한 활동을 못 보여주자 에피소드가 이리 끊기고 저리 끊기는 느낌을 심하게 준다. 그래서 결국 유비의 촉정벌 때는 한 권을 거의 통째로 유비에만 포커스를 맞춰 진행했다. 더 심한 예로, 후반부의 1~2권은 아예 관우의 최후와 형주 수호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진행하며 거의 신격화에 맞먹는 수준의 묘사가 나온다.

게다가 관도대전 이후의 이야기는 적벽대전까지 한방에 생략. 좋은 예로 관우가 유비에게 돌아가는 장면은 아예 없으며 뭔가 멋지게 시작하더니 허무하게 글 몇 줄로 끝내버리는 부분도 한둘이 아니다. 이야기가 하나로 통일된 게 아니라 마치 수호전 초반부처럼 이것저것 다른 에피소드들을 엮어놓은 듯한 구성을 보여준다. 특히 관우가 유비에게 돌아가는 부분은 아예 통째로 생략하는데, 바로 그전에 관우가 조조와 천년만년 살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핀트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있다. 삼국지라는 텍스트가 해석의 다양함은 있지만, 워낙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설켜서 몇몇 부분을 생략하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기에 생기는 문제다.

원작자 이학인이 사망한 뒤, 관도대전을 기점으로 시점도 점프하지만 구성도 변한다. 플롯이나 컷 구성 등등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잡는 스타일이 사라지고, (잔혹할 정도의) 전투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첨언이나 역사적 사실을 많이 기재한다. 전투장면 위주로 재미를 목표로 보려고 해도, 중후반 가면 전투 할 것 같더니만 그냥 끝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마 킹곤타 스타일인 듯.

적벽 이후론 조조의 활약이 뜸해진다. 어차피 처음부터 조조는 완전체 캐릭터이긴 했지만 이 무렵에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완성된 일종의 NPC가 되어버려 언급도 적어지고, 대신 성장형인 유비, 손권에 포커스를 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은근히 조조가 굴욕을 당하는 장면이 꽤 나온다. 가장 큰 예로 마초에게 쫒겨서 거의 사망 직전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객기부려서 맞서질 않나, '말벌'이라고 일컬어지는 조운에게 쫒겨 혼비백산 한다든지, 아예 유비에게 '한중왕' 선언으로 큰 거 한방을 제대로 먹는다.

이후 관우의 사망과 함께 그 죽음을 기리며 점차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한 묘사를 보여주다, '창천항로'라는 제목 그대로 하늘로 승천하며 그 마지막을 장식한다. Beyond the Heaven이라는 닫는 문구가 인상적.

이학인 생존 시에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조조가 여러 의미에서 정점에 다다른 관도 대전 이후, 이학인 사후의 2부의 변화에서도 역시 호불호가 갈린다. 그래도 삼국지를 다룬 다른 매체들이 그 거대한 이야기에 스스로 자멸하듯 용두사미로 서둘러 마무리 짓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걸 생각하면 (특히 제갈량 사후는 아예 다루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창천항로 정도는 양반이라 볼 수 있다. 이 정도로 마구 건드리고도 초반의 기세가 마지막까지 살아있었던 것은 굉장한 성과다.

 

창천항로 애니메이션

매드하우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2009년 4월 8일에 닛폰 테레비에서 1화가 방영되었고 26화로 완결되었다. 총감독은 아시다 토요오, 감독은 토미나가 츠네오.

연출이 심히 기괴하다.(...) 원작도 그리 얌전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애니는 거의 개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장이 심하게 들어갔다.

대표적인 예로 여포가 있는데, 원작에서는 정원이 호출하면서 첫 등장하여 동탁과 대면하고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끝에 설득당해, 그 자리에서 정원의 허리를 일도양단하고 그 상반신을 동탁 앞에다 바치며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애니에서는 정원이 호출하자마자 바닥을 뚫고 등장하며 정원을 천장에다가 박아서 죽여버린다. 이후 피가 뚝뚝 떨어지는 정원 시체 앞에 서 있는 여포에게 동탁이 만화와 똑같은 대사로 설득하고 여포가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끝난다.(...)

동탁의 최후 역시 꽤나 예술적인데, 만화판에서는 여포에게 뒤치기를 당해 베이고 병사들의 창에 찔리면서 죽었지만, 애니에서는 베인 뒤에 무슨 기합 같은 것을 내지르며 양손을 쭉 뻗자 피가 멈추면서 여포와 1대1 일기토를 주고 받는다. 그것도 거의 인간이 아닌 수준으로. 여포가 발차기를 한 방 날리자 동탁이 그걸 얻어맞고 멀리 떨어진 관청 건물 하나로 가서 쳐박혔는데, 다음 순간 그 먼지더미 속에서 동탁이 집어던진 서까래(...)가 날아와 여포 면상을 후려갈겼다. 면상을 맞은 충격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감싸쥐고 있는 여포에게 다가와 그 목을 자르려는 순간에 원작에서처럼 창에 찔린다. 까딱했으면 죽는 건 동탁이 아니라 여포였다.

또한 성우진은 화려하지만, 연출력이 좋지 않다보니 성우진이 잘 안 받쳐준다. 특히 조조의 미야노 마모루는 이 당시엔 스오우 타마키등의 캐릭터가 많았던 시기인지라 조조의 박력을 연기하기엔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관우 역을 맡았던 모로즈미 켄이치의 연기에 대해서도 논란이 컸던 편.

문제는 관도대전까지만 제작했고 그나마 엔딩도 성의없어 보이는, 문장만으로 표시하는 엔딩인데다가 스토리도 중간에 끊기는 것 같이 끝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시청률이 워낙 낮아서 조기종영한 거라는데(...). 원작에서도 관도는 처음에 엄청 포장을 하더니만 마지막에는 힘빠지게 끝났다.

BD 판매량은 100여 장. 괜히 조기종영한 게 아니다. 애니판이 망한 이유는 창천항로가 완결된 지 오래되어 애니화로 처음 접한 이들에게 인지도가 낮았고 무엇보다 원작쪽 팬들은 생각지도 않은듯한 원작파괴급 스토리 가위질에 만화 특유의 삼국지 창작물다운 화풍과 분위기에서 몇억 광년 떨어지고 과장된, 그마저도 그 느낌을 0.0001%도 살리지 못한 과도하고 아스트랄한 연출로 절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유일하게 가치있는 부분이 성우진이라는 평도 있기는 하나, 그조차도 몇 명은 그저 성우 유명세와 이름값만 빌려왔을 뿐인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몇몇은 아마추어 팬더빙보다도 못한 연기력을 보여준 심각한 미스 캐스팅이라는게 중론. 차라리 진삼국무쌍쪽 성우 일부를 기용하는 게 몇천배는 낫지 않았겠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이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애니 창천항로의 장점


조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뛰어난 작화와 연출


몰입도 높은 스토리


애니 창천항로의 단점


원작 만화의 분량을 모두 다루지 못함


결말이 다소 아쉬움

 

창천항로 애니 평가

요약하자면 위빠에게 있어서 바이블격의 작품. 작품 내용을 보면, 여느 삼국지 기반 미디어 믹스 중에서도 특이하게, 조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조조 외에도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작가의 독자적인 해석을 통해 새롭게 재창조했다(예: 웅대한 동탁).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재해석된 인물들이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던 수많은 군상들이 저마다의 의지와 천명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현대의 윤리관, 인권의식과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 당시 혼란스러운 세상과 부딪쳐가는 모습을 실로 호쾌하고 웅장한 스케일로 그리고 있다. 심지어 연의에 별 비중도 없이 사라지는 인물들조차 제각기 저마다의 멋을 뿜어낸다.

킹곤타의 예술적인 그림체와 쉴새 없이 뱉어내는 주옥같은 명대사에 의해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스토리 작가 이학인은 원래 영화감독 출신이라 대사와 연출 감각이 여느 작가에 비해 도드라진다. 훌륭한 삼국지 기반 만화를 선정한다면 분명 세 손가락 안에 들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삼국지의 만화화(comicalising)'이라는 전제나 밸런스 붕괴를 따진다면 거의 동인지 수준이라고 봐도 될 만큼 최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만큼 파격적인 재해석이 이루어졌다. 중간중간 펼쳐지는 대담한 표현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까지 느껴질 정도. 특히 붓을 이용한 과장 등의 효과는 정말 볼 만하다. 연출의 파격은 조조의 기묘한 모험 급이다

연재 중도에(관도대전 즈음) 스토리 작가인 이학인이 죽었기 때문에, 파격적인 재해석은 갈수록 줄고 연의를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이 옥에 티이다. (다행히 완결은 됐다.) 이학인이 죽기 전에 이미 초고를 완성해서 그것을 토대로 했다고도 한다. 이학인 원작의 초반의 전개는 컷 하나하나가 영화를 보는 듯 구성이 치밀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관도대전을 전후로 이학인 사후의, 작화담당인 킹곤타 오리지널 컷 구성은 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작화가 안정되고 세밀한 필치는 증가했지만, 이야기 전개에 따른 화려한 컷 구성이 묘미인 만큼 약간 그 정도가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만화의 클리세 투성이가 되어버린 느낌.

또 반대로 작가 사망 이후에는 오히려 진수의 정사 삼국지에 더욱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작가 생전에는 연의와 정사를 적절히 섞어 놓은 경우가 잦았다. 그 예가 바로 초선의 등장. (초선은 정사에 등장하지 않는 연의의 창작 캐릭터.) 그러나 오히려 관도대전(작가 사후) 이후 계속해서 정사드립을 치며 정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은 컷에서조차도!) 어찌되었든 밋밋해졌다는 이야기.

그러나 작가 사후 파격적인 해석이 줄어들었다는 의견에 대한 반론이 존재하는데, 관도대전 즈음에는 이미 중요 캐릭터들이 대부분 등장한 터라 새로운 캐릭터가 없어서 그랬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관도대전 이후 등장한 제갈량은 2차 창작물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제갈량이 아닐까하는 의견도 있으니 후반으로 갈수록 파격적 해석이 부족하다는 의견은 반론의 여지가 있다. 이학인 생전에 가끔 등장했던 아리따운 백면서생은 온데간데 없고 웬 거구의 변태가... (이런 신장 묘사 역시 정사를 참고한 것.)

게다가 작가 사후에도 명대사는 오히려 늘었다. 작가가 살아 있었다면 말년의 유비 버프나 조조 디버프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성장하는 주인공으로서, 조조 중심의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창천항로를 통해 유비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는 팬들이 있을 만큼 버프를 받은 유비는 후반부의 매력과 포스가 절정에 달한다. 관도 대전 이후로는 조조보다도 유비의 성장이 오히려 더 눈에 띌 정도. 유비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 이전까지 딱히 부각되지 못했던 장비의 장판파에서도 그야말로 전율이 들 정도의 무쌍. '료 라이라이'를 유명케 한 장료의 합비 공방전 활약이나, 최후반부 군신의 위엄을 보이며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 된 관우의 활약 등 명대사와 명장면은 이학인 사망 이후에도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진 않았다.

여러모로 재해석과 더불어 만화적인 연출이 더해진 작품으로, 연재 당시 이 작품은 정사를 따라가는양 홍보되어서 이걸 순진하게 믿는 독자들도 많았다. 중요한 것은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서 창천항로 특유의 시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을 즐겨야지 이 작품 자체를 삼국지의 정사인양 받아들여선 안된다. 그 부분만 주의하면, 삼국지 팬이라면 누구나도 설렐 만한 무수한 명장면과 명대사로 가득한 더할나위 없이 좋은 만화다. 창천항로가 한참 유명해진 이후 비판은, 오히려 반대로 지나치게 원전에 얽매여 더 까이는 측면도 있었다. 결국 만화는 과몰입하지 말고, 만화로써 즐기는 게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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