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정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애니소개

뤼케 2021. 6. 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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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제작,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극장 애니메이션. 일본에서 2001년에 개봉하고, 국내에는 2002년에 개봉했다.

 

 

제작과정

모노노케 히메를 내놓고 은퇴를 선언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였지만 콘도 요시후미가 사망하는 바람에 제작사를 이끌어 갈 감독이 사라지자 결국 다시 복귀해야만 했다. 당초 미야자키는 카시와바 사치코의 동화 <안개 너머의 이상한 마을>을 애니화하려고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된 뒤, 자신이 직접 원작과 각본을 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안개 너머의 이상한 마을"의 영향은 작품 안에 남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야자키가 너무나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애니줄거리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치히로의 가족. 여느 아이들과 달리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심지는 굳은 소녀 치히로는 이 날도 무료함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의문의 터널 앞에 도착하고 그 곳을 지나자마자 신령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곳에는 거의 폐허가 되어 공터만 남은 어느 유원지가 있었다. 부모님은 원래 목적지를 잊었는지 무언가에 홀린듯 안으로 들어갔고 맛잇는 냄새를 풍기는 어느 음식점을 발견하여 주인을 찾지만 아무도 없자 허락도 구하지 않고 음식을 마구 먹는다. 치히로는 분명히 주인이 있다고 생각하여 음식에 입을 대지 않고 부모를 말리지만 아빠는 돈도 있고 카드도 있으니 걱정말라고 한다.

그 모습에 질린 치히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기묘한 여관을 발견하고 다가간다. 그때 하쿠라는 소년이 나타나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라고 경고하고 여관에 불이 켜지자 "내가 시간을 벌 테니까 무조건 강으로 뛰어!" 라고 말한다. 치히로는 강으로 달려가다가 음식점으로 돌아오지만 부모님은 이미 돼지로 변해있었고, 이를 보고 경악한 치히로는 그 자리에서 도망친다. 그 와중에 주변은 점차 밤이 되어 어두워지고 사방에서 이상한 존재들이 계속 나타난다.

오던 길로 돌아가려 해도 부모님과 지나왔던 들판은 이미 강으로 변해있었고, 이상한 존재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자신의 몸이 투명해지기까지 하는 상황에 패닉에 빠지지만 하쿠가 이 세계의 음식을 먹여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는다. 이후 하쿠의 도움으로 여관에 잠입하는데, 그곳에서 온천장의 주인인 유바바와 계약을 맺고 온천장에서 일해야 부모님과 함께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조언을 듣는다.

하쿠가 알려준 가마 할아범과 여직원 린의 도움으로 유바바를 찾아간 치히로는 무작정 이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하고, 쓸모없는 인간 여자 아이를 왜 받아주겠냐며 협박하는 유바바의 모습에 겁에 질린다. 하지만 운 좋게도 떼를 쓰며 울어대는 아들 보우를 달래느라 정신이 없어진 유바바로부터 계약을 받아내는데, 이 과정에서 유바바에게 자신의 이름을 빼앗겨 '센'으로 개명된다. 이후 린과 함께 온천 종업원으로 일하게 된다.

하쿠가 자신을 불러내어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만나게 해주고, 치히로가 친구에게 받은 이별 편지를 돌려주며 이름을 되찾아 주고, 그가 주는 주먹밥을 먹으며 닭똥같은 눈물을 폭포수 처럼 쏟는다. 이때 하쿠가 치히로의 이름을 기억하지만 정작 자신의 본명은 잊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종업원으로 일하게 된 첫날에 찾아온 어느 거대 오물신에 목욕 시중을들며 약수로 씻어내다가 모든 온천탕 직원들과 함께 그에게 쌓여있던 온갖 쓰레기더미를 빼내주는 활약을 하는등 신들의 세계에서의 수많은 기상천외한 새로운 모험들을 겪으며 점차 성장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등장인물

오기노 치히로
하쿠
유바바
제니바
보우
가마 할아범
가오나시
오물신
린 (cv. 타마이 유미 / 이선주)

 

 

온천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 종업원. 괄괄한 성격에 목소리 큰 당찬 아가씨[다. 가마 할아범이 일하는 보일러실에서 가마 할아범과 그 조수들인 검댕이들에게 식사[]를 갖다주며 첫 등장한다. 처음에는 인간인 치히로를 보고 기겁하지만 가마 할아범이 손녀라고 감싼 뒤 슬쩍 도롱뇽 구이를 건네며[] 슬슬 꼬셔서 무마한다. 이후 치히로에게 여러 가지 면박을 주면서 유바바에게 데려다 준다. 하지만 당돌하게 유바바에게서 일자리를 따낸 치히로를 생각보다 대단하다며 잘 챙겨주는 모습을 보인다. 중반부부터는 치히로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큰언니 같은 포지션이 된다. 함께 대형 욕탕 당번이 되며 오물신을 시중들게 된다.


치히로가 제니바의 집으로 갈 때는 처음에 치히로에게 미련하다고 한 것을 사과한다. 그리고 가오나시를 보고 치히로에게 무슨 짓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일갈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제니바의 집에서 돌아오는 치히로 일행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 치히로가 유바바와의 내기에서 이기자 가마 할아범과 마찬가지로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애니메이션 아트북에서는 '민달팽이 여자'라고 소개되는데, 민달팽이 요괴인 듯하지만 다른 종업원들에 비해 비교적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사실 이는 린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 모두 나이가 들수록 요괴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작중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 종업원들은 민달팽이 요괴처럼 길쭉한 얼굴이지만 린 또래의 종업원들은 린처럼 반쯤 인간다운 얼굴을 하고 있고, 치히로 또래의 종업원들은 모두 인간과 완전히 똑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알려지지 않았지만 린의 진짜 정체는 하얀 여우 요괴이다. 민달팽이 요괴의 특성인 히키마유 눈썹이 없기 때문.


온천 손님들
온천을 방문하는 일본의 신들. 각자가 개성 넘치는 외모를 하고 있다. 가면[9]을 쓴 카스가사마(春日様)[], 소도깨비 모습의 우시오니사마[] , 나무 도깨비인 오나마사마(オナマ様)[], 거대한 병아리 모습의 오오토리사마(大鳥神)[], 붉은 그릇을 머리에 쓴 무의 모습을 한 오시라사마(おしら様)[ 등 각양각색의 신들[]이 등장한다.


개구리 종업원들과 민달팽이 여직원들
온천에서 일하는 유바바의 부하 직원들. 남성들은 개구리 요괴로, 여성들은 민달팽이 요괴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유일한 인간인 치히로를 꺼려하지만 이후에는 매우 친해진다. 여기서 개구리 종업원은 가오나시에게 처음으로 먹히고, 관리인인 개구리 요괴와 여자 종업원 한 명은 가오나시에게 잘 보이고 떨어진 사금을 주우려다 먹힌다.[] 여성 종업원들은 모두 히키 마유 눈썹을 하고 있다.

 

 

이사한 집으로 가던 중 산길로 가다가 신들이 지나가는 문을 발견해 그 안으로 들어가고는 신들을 위해 유령[]들이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먹는다.[] 인간이 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 손님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가게 주인의 허락 없이 마구 쳐먹은 것에 화가 난 유바바가 돼지로 변신시킨다. 다행히 치히로는 먹지 않았고,[] 여관 주변을 돌아다니던 중 하쿠를 만나 화를 면하게 된다. 여기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교훈이 담겨져 있는데, 치히로의 부모님들이 가게 주인 허락 없이 먹은 것도 모자라 "나중에 오면 계산하면 되겠지, 뭐."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여담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도 먼저 계산하고 먹는다고 한다.

이후 치히로는 하쿠의 도움으로 돼지가 된 부모를 만났지만 이미 자아를 잃어버린 지 오래되어 치히로를 알아보지 못했고, 잘못하면 손님들을 위해 도살될 위기에 처해지지만 치히로의 활약과 하쿠의 도움으로 무사히 원래대로 돌아와 치히로와 함께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다.[]


검은 유령들
온천장 앞의 가게에 있는 유령으로, 아마 그 가게의 주인인 듯하다. 온천장으로 가는 신령에게 값진 음식과 물건을 팔며 지내거나 혹은 온천장 주변에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치히로의 부모님이 한 유령이 영업하는 음식점에서 허락도 없이 음식을 먹었다가 유바바의 마법으로 돼지가 되었는데, 그들에게 파리채나 오이로 호되게 맞게 된다.

 

온천장에서 가마 할아범을 도와 석탄을 나르는 귀요미 생물들. 별사탕이 먹이인 듯 린이 보일러실로 밥을 가져다 줄 때 얘들한테는 별사탕을 뿌려준다. 센이 처음으로 가마 할아범을 만나 린과 이동할 때 벗어두었던 신발을 보관해 뒀다가 센이 몰래 아침에 외출할 때 돌려주는 모습도 보인다. 이웃집 토토로에 나온 것들과 같은 종류인 것 같다.[] 가마 할아범 왈, 워낙 게으른 녀석들이라 부리기에 곤란해하는 듯. 실제로 작중에 석탄덩이를 옮기다가 한녀석이 깔려서 버둥거리는 걸 센이 불쌍해보여서 도와줬는데, 그 모습을 본 다른 녀석들이 전원 다 깔려서 버둥거리는 척을 하는 꼼수를 부리자 가마 할아범이 버럭한다.


돌머리 삼총사
유바바가 키우는 생물이다. 제니바의 마법으로 인해 보우의 모습으로 변한다.


유버드
유바바가 사역하는 인면조. 유바바의 얼굴을 가진 새로 유바바의 명을 받아들여 여러 일을 하는 파수조이다. 보우와 달리 까마귀의 모습에서 유바바 닮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는데 큰 불만은 없는 듯.[26] 여담으로 까마귀로 변했는데 날아다니는 효과음이 어째선지 파리가 날아다니는 소리다.(...)

 

 

스태프

제작총지휘 - 토쿠마 야스요시
제작 - 마츠시타 토시유키, 우지에 히토시이치로, 나리타 유타카, 호시노 코지, 우에무라 반지로, 아이하라 히로노리
원작, 각본,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조수 - 타카하시 아츠시, 미야지 마사유키
음악 - 히사이시 조
작화감독 - 카가와 메구미, 안도 마사시, 코사카 키타로
원화 - 시노하라 마사코, 나카무라 카츠노리, 야마시타 아키히코, 모모세 토시유키, 타나카 유이치, 나카야마 히사시, 타나카 아츠코, 오오히라 신야, 하마스 히데키, 코니시 켄이치, 카네코 시즈에, 하시모토 신지, 야마시타 타카아키, 후타키 마키코 외 텔레콤 애니메이션 필름
동화 - 이토 노조무, 타카하시 나오코, 토미자와 케이코, 니시카와 히로미, 아베 신이치 외, DR 디지털
동화협력 - 아니메 토로토로, 오! 프로덕션, 가이낙스, 나카무라 프로덕션, 스튜디오 콕핏, 동화공방, AIC, 샤프트, 프로덕션 IG, 스튜디오 딘, 스튜디오 무사시, 매드하우스 외
미술감독 - 타케시게 요지
미술감독 보좌 - 요시다 노보루
배경 - 오가 카즈오, 오사다 마사코, 마사야마 오사무, 나가나와 쿄코, 사사키 히로아키 외
색채설계 - 야스다 미치요
디지털 페인트 - 타카하시 프로덕션, DR 디지털, T2 스튜디오, JEM
디지털 작화감독 - 카타아마 미츠노리
디지털 작화 - 이즈미 츠이요이치, 카루베 유우, 사토 미키, 야마다 히로시조 외
CG 엔지니어 - 이노우에 마사시
시스템 매니지먼트 - 키타가와나이 노리유키
영상연출 - 오쿠이 아츠시
디지털 촬영 - 야부타 준지, 타카하시 와타루, 타무라 아츠시
녹음연출 - 와카바야시 카즈히로
효과제작 - 사운드 릭, 아니메 사운드 프로덕션
효과협력 - 마우스 프로모션, 모리카와 에이코, 우에다 후미코, 미야자와 아사유카, 나리타 카즈아키, 아베 토시아키
캐스팅 프로듀스 - PUG 포인트
녹음 - 토쿄 TV 센터
광학녹음 - 우에다 후토시시
돌비 필름 컨설턴트 - 모리 미키오, 카토 츠토무
음악 프로듀서 - 오카와 마사요시
오케스트라 레코딩 - 타나카 신이치
사운드 믹스 - 하마다 준신
어시스턴트 엔지니어 - 아키타 히로유키
음량제작 매니지먼트 - 원더 시티
CD 제작 - 토쿠마 재팬 커뮤니케이션즈
음량, 음악제작 - 스튜디오 지브리
타이틀 - 마노 카오루, 마린 포스트
편집 - 세야마 타케시
제작비조 - 타카하시 노조무
제작진행 - 이무라 켄지, 사이토 준야, 이토 고타이라 외
프로듀서 보좌 - 이시이 아키히코
캐릭터 상품설계 - 이마이 토모미, 아사노 코이치, 이즈츠 리에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제작위원회 - 토쿠마 쇼텐, 닛폰 테레비, 덴츠, 토호쿠 신샤, 미츠비시 상사
제작비조 - 오쿠다 세이지, 후쿠야마 료이치
현상 - IMAGICA
타이밍 - 히라바야시 히로아키
필름 레코딩 - 토요타니 신고, 시바타 유토코, 혼마 마사히로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 - 이시이 아도, 엔도 코헤이
랩 코디네이트 - 니시오 히로시시로
랩 매니지먼트 - 카와마타 타케히사
제작 - 스튜디오 지브리
프로듀서 - 스즈키 토시오
배급 - 토호

 

 

매춘을 은유하는 작품

여타 지브리 작품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도 해석에 대한 루머가 존재한다. 그것은 이 작품의 등장무대와 배경이 매춘에 관해 비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당 루머의 원 출처로 생각되는 곳은 일본의 영화 평론가 마치야마 토모히로(町山智浩)[]이다

하지만 2002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본인의 씨네21 인터뷰를 보면 전혀 다른 논지의 내용이 나오고 있다. 인터뷰 처음부터


"10살 된 친구 딸을 보면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구상하면서 생각하기가 귀찮아 온천장을 지브리 스튜디오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센과 같은 10살짜리 어린아이가 가정을 떠나 다른 사람이 주는 밥 먹고, 그러면서 느낀 점들을 그린 영화다."


라는 말이 나온다. '빚을 갚기 위해 매춘을 하는 소녀'같은 이야기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이다. 또 여기서 미야자키는 치히로가 온갖 고난을 겪는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
"어린이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하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런 과정을 지나지 않으면 그 다음은 오지 않는다. 그걸 표현하고자 했다. 어린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영화라서 좋은 결말이 났다고 생각하길 원치 않는다. 이런 일은 보통 어린이들에게 일어난다. 친구 딸에게 전달하고픈 것도 '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10살짜리 친구 딸에 대한, 또 그러한 아이들에 대한 헌정 영화이다. 여기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친구의 딸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으니 치히로의 모티브가 미야자키의 친구의 딸이나 다름 없는 것이니 매춘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일리가 없다. 그리고 위의 인터뷰들도 영화 외적으로 덧붙여 이야기하는 것들이지 작품 내에서 목욕탕=매춘소굴이라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설령 목욕탕이 풍속시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한들, 치히로가 겪는 사건들이나 극의 전체적인 전개, 미장센 등을 봤을 때 이는 버블경제로 인한 호황과 상업 시설들을 대변하는 장소로 해석되며, 그곳에서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치히로의 성장기 정도로 해석되지, '매춘'이라는 면에 국한시켜 작품을 해석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매춘을 암시한다고 보이는 것들도 영화의 내용이나 메시지와 전혀 상관이 없으며, 그냥 그렇다는 정도이지 거기서 더 깊게 해석하기에는 무리다.

그리고 가오나시가 치히로에게 사금을 건네주고 호의를 가지는 장면은 '어린아이가 선물로 남의 환심을 사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가오나시는 남들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존재로, 얼굴과 목소리, 고정된 형태의 모습이 모두 없지만 그런 가오나시를 알아본 것이 치히로였고, 그에 대한 보답이라는 것이다. 또,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가
"가오나시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일본의 심각한 불황과 연관이 깊다. 지금 일본에서는 '강하지 않으면 험난한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일본영화의 주인공도 주로 강한 인물이다. 그런 흐름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최대 특징은 가오나시로 드러나는 약자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일본인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치히로가 관심을 가져준 것(=배려)에 대한 호의를 보였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가오나시는 치히로가 괜찮다며 거부하자 크게 당황한다. 이것은 치히로가 세속적이지 않은, 때타지 않은 순수한 아이라는 면을 묘사하는 연출로 볼 수 있다. 또한, 가오나시가 치히로의 거부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그 어떤 이도 알아주지 않은 '잊힌 자' 가오나시가 인정받은 보답을 물질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영화에서 가오나시는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몰라주던 자였는데, 사람들이 사금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사금을 뿌려 엄청난 관심을 얻게 된다. 하지만 치히로는 가오나시의 이러한 호의를 거절했고, 가오나시는 이내 분노하여 목욕탕을 헤집고 다니지만 이후 치히로와 함께 제니바의 집에 가 제니바를 도와주는 생산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때문에 가오나시는 사회에서 소외된 외톨이가→돈으로 인해 유례없던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자 물질주의에 찌들어 자신의 고유함과 능력 대신 물질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존재에서→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존재로 성장해가는 캐릭터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치히로가 자신의 이름을 빼앗긴 것도, 하쿠가 이름과 본모습을 잊어버린 것도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환경에서 자신만의 고유성을 잃게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회춘'이라는 글자만으로 매춘설에 무게가 실리기에는 영화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고 간 오물신과 그다지 맞지 않다.

작품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독자의 몫이지만, 그것을 감독의 원래 의도였다고 부풀려 곡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실 차를 보고 치히로의 부모가 거품경제 세대라고 해석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일단 작중 등장하는 차는 4륜인데, 아우디 A4는 원래 전륜구동 차이며 4륜구동인 고성능 모델은 S4이며 일본 버블이 무너진 이후에 출시된 차다. 또한 작중 아버지가 "90년대 즈음에 이런 놀이공원이 많았는데 버블이 무너지면서 다 망해버렸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작중 시점이 버블이 무너진 이후란 것을 볼 수 있다. 작중 시점은 명시되지 않지만 이러한 묘사를 보면 아무리 빨라도 90년대 중후반 정도인데[], 이 시점에 10살 딸을 둔 젊은 부부가 거품경제 세대라고 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앞 대사처럼 본인들이 버블에 대해 예전 일인 것처럼 말을 하고 있다. "'80년대의 브랜드 돼지 놈들"이란 표현은 이들이 거품경제 세대가 그런 것처럼 황금만능주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란 걸 의미한다고 보는게 적절하다. 즉, 거품경제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돈이면 다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란 소리지, 작중 시점에서 이미 몰락한 사람들이라고 보긴 힘들다

 

 

성장물

아무튼 작품성이 높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가오나시와 오물신이 센과 엮이면서 사건이 진행되는 중반부는 각본의 치밀함을 느낄 수 있고, 하쿠가 다쳐 이를 구하려는 후반부에는 다소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쥐와 까마귀로 변한 보우와 유버드를 통해 훈훈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듯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예술성과 오락성을 노련하게 담아낸 명실상부한 명작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가오나시도, 하쿠도, 보우도, 치히로도 모두 성장하는 결말 부분은 요즘의 오락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긍정적인 결말이라 큰 여운을 남긴다.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이 작품을 흔해 빠진 성장물로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성장물에 대한 안티테제를 말하고 있다.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근의 영화에서 성장신화라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성장하면 뭐든지 좋다고 여기는 인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자신을 보면, (누군가가) '너 성장했냐?' 라고 물어보면,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은 예전보다는 조금 할 수 있게 되었을 뿐으로, 나의 경우 이 60년, 그저 빙글빙글 돌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장과 연애가 있으면, 좋은 영화라는 뻔해 빠진 생각을, 뒤집어 엎고 싶었습니다."[](『折り返し点』 P267:『ロマンアルバム 千と千尋の神隠し』])

어쩌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올바른 성장[] 혹은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에 관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로, 세상에 나갔을 때 원래부터 자신도 모르고 있던 내면에 잠들어있던 힘을 발휘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사항을 담은 작품이다. 그래서 미야자키는 이 작품은 성장물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에 치히로는 목욕탕에서 있던 일을 잊어버리고 겁많고 소심한 소녀로 돌아가 터널을 빠져나갈 때 엄마 팔을 꼭 붙잡는다. 반면 같은 장면에서 제니바에게 받은 보라색 머리끈이 강조되기도 하는데, 이는 치히로가 여러 수난을 겪으면서 성장한 부분도 있지만 순수한 본질은 닳지 않았다는 두 사실을 동시에 시사한다.


지금 센의 성우는 13살인데, (나에게는) 그 또래의 '걸프렌드'가 몇 명 있는데, 그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그 아이들이 기뻐해주면 아저씨(하야오)가 이겼다는 느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을 만들어왔습니다만[], 그런 주인공과는 달리 "이런 거구나"라는 여자애입니다. 세간(世間)에 나간다는, 세간으로 나가서 자신의 안에 잠자고 있던 힘이 뿜어져나온다는 영화를 만들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젊은 친구들이 그렇게 살길 바란다는 바람과, 아마 그 아이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도 그런 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미야자키 하야오. 니혼 테레비 방송 '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 2011년 방송. 인터뷰 

또 다른 해석으로는,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일본인들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작중 치히로의 부모님의 차는 아우디 1세대 A4 콰트로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거품경제 이전에는 외제 럭셔리 브랜드 차량은 아무나 타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거품경제 시대에는 갑자기 벤츠가 길거리에 흔해빠진 차량이 되어 버렸고, 보다 특별함을 원한 사람들은 BMW, 아우디 등으로 눈을 돌렸다. 즉 치히로의 부모님은 일본의 거품경제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다. 아래의 해석과 연관지어 보면 더더욱 그럴 듯하다.

 

 

애니평가

IMDb Top 250에 등재되고 2003년 이후로 계속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 1위를 고수하고 있었다. 미국 시간 2019년 1월 6일부로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여파에 따라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게 드디어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 1위를 내줬다. 그러다가 2019년 2월 23일(미국시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제치고 다시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 1위를 차지하였다.

굉장히 섬세하고 구체적인 세계관 설정, 뛰어난 캐릭터 구성, 부드러운 색감과 화면 구성, 개연성이 뛰어난 미장센, 스토리 전개, 또 이런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연출까지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애니메이션 영화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스튜디오 하면 떠오르는 '동화적인' 작품 중에서도 가장 동화적이고 판타지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며, 캐릭터와 배경을 통해 주제의식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두면서도 궁극적인 교훈은 뚜렷하게 전달한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는 주된 이유이다. 또한 연출이나 작화, 카메라 기법 등 기술적인 의미의 예술성 뿐만 아니라 작품의 희소 가치와 완성도 면에서의 예술성도 최고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2001년에 개봉된 작품임에도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 본작의 작품성과 명성에 비견될 만한 애니메이션 영화는 몇 나오지 않았다. '포스트 미야자키'로 통하는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나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영화나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처럼 엄청난 흥행력을 지닌 영화가 등장하긴 했으나 본작에 비교했을 때 '늑대아이'와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흥행에서 한계를 보였으며 '너의 이름은'은 흥행력은 밀리지 않는 대신 전개나 설정의 짜임새 등 완성도 면에서 부족하다. 다르게 말하면 종합적인 면에서 평가할 때, 본작을 본질적으로 뛰어넘는 작품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에서 4위에 올랐다는 점도 굉장한 성과다. 보통 애니메이션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한계 때문에 실사 영화에 비해 저평가받는 경향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꼽힐 정도의 순위를 기록했다. 그것도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을 서양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다.

동양의 판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일본식 판타지 장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완성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1년에 개봉한 이후 일본의 다른 감독들이 제작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은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마저 이 영화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모노노케 히메》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느낌은 이 작품에서는 많이 부드러워진 모습이지만 미야자키의 애니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이 이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자연 파괴 문제[35]나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36] 등이 그것이다.

뉴욕타임즈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서는 2위에 올랐다.

개봉한지 십수년이 넘어간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일본 애니메이션'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걸작 애니메이션에도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애니메이션으로 한정하지 않아도 걸작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대부분 언급된다.

2001년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함께 코난 극장판 최고 명작인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 짱구 극장판 최고 명작인 어른제국의 역습이 함께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역대급 매치였다.

 

 

한국에서 흥행

다른 나라처럼 한국에서도 크게 흥행해 포켓몬스터가 세운 52만명 관객동원 기록을 깨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서는 국내 최고 흥행작이 됐다.

최종적으로 서울 관객 90만 명, 전국 200만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았고 1,138만 달러의 수입을 얻었는데, 이는 일본 다음으로 세계 흥행 2위의 수치다. 종전에 개봉한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이 줄줄이 참패하던 한국 극장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물론 월트 디즈니[]에서 배급하면서 많은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던 유리한 배경도 있다. 더불어 종전 지브리 애니들은 일본 문화 개방 이전에 만들어지는 바람에 볼 사람은 알아서 다 봤거나 상영관을 많이 잡지 못했다는 차이가 컸다.

문제는 자막의 퀄러티가 영 좋지 않다는 것인데, 영어 번역자인 이미도를 고용해서 영문판을 중역했기 때문이다.

이후 10년이 훌쩍 넘은 2015년 2월 5일에 재개봉했다. 문제는 자막을 10여 년 전 것을 그대로 갖다 써먹는 바람에 자막 퀄러티는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때도 이미도는 번역한 작품에 본인의 이름을 넣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재개봉이 성우 최덕희의 복귀와 맞물려 감회가 남다르다는 20대 관람객들도 있다. 최덕희의 전성기 시절 때가 20대 후반 관람객들의 어린 시절이기 때문이다. 재개봉판은 16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재개봉 영화 흥행으로서도 매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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