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라이트 노벨. 작가는 카모시다 하지메, 삽화가는 미조구치 케이지.
제목만 보고 여자를 애완동물 취급하며 목줄 걸고 다니는 조교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아니다. 작품 내용은 제법 진지한 학원 청춘물이다. 사쿠라장에서 장(荘)은 합숙소, 기숙사, 맨션 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본작에서는 사립학교 내 기숙사의 개념에 가깝다.
제목만 보고 다소 편협된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작품의 독자들 사이에도 "굳이 제목에 '애완'이라는 단어를 왜 넣은 것이냐"라며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1] 반대로, 제목 낚시를 이용한 마케팅 수법이라며 재미있어 하는 독자도 있다.
줄거리
내가 사는 기숙사『사쿠라장』은 학원 괴짜들의 집단. 이런 기숙사에 전학 오자마자 들어온 시이나 마시로는 귀엽고 청초한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재화가라고 한다.
'천재 미소녀를 기숙사 괴짜들로부터 지켜내야 돼!'라고 분발했지만, 입사 다음날 무시무시한 사실이 발각됐다. 마시로는 밖에만 나갔다 하면 길을 잃고 방은 돼지우리, 팬티조차도 직접 고르지 못하는데다 입지도 못하는 생활 파탄 소녀였던 것이다!
이런 마시로의 "담당"으로 임명된 나. 잠깐, 옷을 나보고 갈아입히라고?! 이래 봬도 난 건강한 남자 고등학생이거든?! 변태와 천재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청춘학원 러브 코미디 등장!!
기본적인 베이스는 학원 연애물로 설정하고 여기에 재능파와 노력파 캐릭터를 두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일반 기숙사에 적합하지 않아 따로 살아야 하는 '괴짜'들의 기숙사인 사쿠라장을 공간적 배경으로 했다. 일반적인 학원물이라면 주인공의 인물 관계를 제한시키기 위해 동아리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작품은 각자 제각기 다른 진로와 꿈을 가지고 있는데다 초반부 핵심 개그 포인트가 히로인 시이나 마시로의 '파탄적인 생활'이었기 때문에 이런 소규모 기숙사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2권에서 아오야마 나나미가 들어오게 되면서 6명의 사쿠라장 멤버가 전부 모이게 되고, 3명의 '출중한 재능을 가진 특별한 인물들'과 3명의 '특별한 재능 없이 그들의 뒤를 쫓는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당연하지만 주인공은 평범한 인물 쪽이다. 물론 독자들 눈에는 그렇게 안 보인다.
한편 연애 노선 쪽도 확실히 비중있게 전개되어, 소라타를 둘러싼 마시로와 나나미의 삼각관계가 점차 갖춰지기 시작한다. 물론 흐지부지 끝내버리진 않았고,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소라타가 확실히 누군가를 택하게 된다.
1권~6권은 소라타가 2학년인 시기, 7권 이후는 3학년인 시기이다.
특징
기본적으로는 보이 미츠 걸의 연애물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는 다름 아닌 '뛰어난 재능을 가진 특별한 사람'과 '범상한 재능밖에 없는 평범한 사람' 사이의 갈등 관계이다. 범상한 재능이라도 있긴 있네[3] 평범한 사람은 특별한 사람을 뛰어넘을 수 없고, 특별한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기에 갈등하는 한편, 서로 영향을 주고 점차 이해해 가면서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응원하는 청춘 스토리가 핵심이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이 작품의 주요 등장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노력과 재능을 겸비하고, 확고한 목표의식까지 가진 인물들이다.[4] 즉, 다른 성장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노력하는 범재와 게으른 천재 같은 인물은 노력하는 천재들이 주된 경쟁하는 이 작품의 갈등 구조 속에서 설 자리가 없고, 결국 노력하지도 않는 범재들과 마찬가지로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탈락한' 인물들의 대표적인 예로 아카사카 류노스케의 중학교 시절 이름도 기억 안나는 친구들이 있다. 사실, 중학생들이 실제로 게임을 제작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팀을 짜고 실제 개발에 착수하여 어느 정도 진행하기까지 했다는 것 만으로도 평범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활동 수준에 만족하고,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힘겨운 노력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안이한 태도로는 경쟁에 참여하기조차 힘든 것이다. 작중에서 칸다가 제작에 참여한 '은하 고양이 냐보론'이나 공모전에 제출한 게임들을 보더라도,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의 입장이면서도 (나는 불리한 입장이니 어드벤티지를 좀 달라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은 하지도 않고) 성인 프로 제작자들이 제작한 다른 작품들과 '동등하게' 경쟁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것이기 때문에... 재능과 노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 특히 작품의 주된 소재인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5]. 이 점을 보여주는 장치가 바로 리타와 시이나가 있던 그림 교실이다. 각지에서 그림에 재능 있는 아이들을 골라 뽑은 일종의 엘리트 코스인 만큼, 거기 들어온 아이들은 분명 어렸을 때부터 두드러지는 성취를 보여주었던 아이들일 것이고,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이 아이는 그림의 천재다' 라는 칭찬 정도는 당연하다는 듯 들었던 아이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모인 공간에서도 경쟁은 있고, 경쟁이 있으면 뒤쳐지는 사람도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게으른 천재와 노력하는 범재의 대립을 다룬 작품들이 흔히 '노력하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데 비해, 이 작품의 주제의식은 그보다 좀 더 잔인한 측면에서 '내가 노력할 때 다른 사람도 노력하고, 따라서 노력한다고 해서 항상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더럽게 현실적이다작품 내적으로는 아오야마 나나미가 이 서글픈 주제의식의 가장 확실한 증거다. 캐릭터성에 '노력파'가 들어갈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캐릭터이지만, 노래방도 쇼핑도 먹고싶은 것도 모두 포기하면서 모든 것을 다 바친 2년의 결과는 오디션 낙방과 칸다-시이나 커플 성립이었다. 나나미 자신이 작중에서 말한 것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것,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 되고 만 것.[6]
결국, 이 작품의 주된 갈등은 (많은 이들이 노력과 재능의 대립이라고 읽어내는 것과는 달리) 노력하는 수재와, 노력하는 영재와, 노력하는 천재와, 노력하는 초천재의 대립이고(...), 이에 따른 주제의식은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노력이 성과로 보답받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그리고 주제의식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모든 등장인물들이 보여준 것처럼 '그래도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짜 눈물나게 현실적이다 미타카 진이나 칸다 소라타, 리타 에인즈워스가 보여준 것처럼 원하는 사람 곁에 있을 자격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아오야마 나나미가 보여준 것처럼 오늘 실패했더라도 내일 한번 더 도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
작품 내 재능의 먹이사슬에서 최상위에 있는 시이나 마시로나 카미이구사 미사키의 경우 역시, 아무리 재능이 넘쳐나도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었고, 오히려 그 재능 때문에 연인과의 관계에서는 고난을 겪어야 했으며, 그 고난 역시 노력을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 때문에 주인공 자신도 연애감정보다는 히로인들의 꿈에 대한 열정에 감명을 받아 이루는 내면적인 성장이 뚜렷이 드러나는 편이며, 주인공이라는 위치임에도 적당한 노력에 승승장구하는 일보다는 좌절과 실패를 더 많이 겪는 일이 더 많다. 요약하자면 성장소설에 가깝다.
즉, 아무 목표도 없이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이 미술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며 열정을 갖고 꿈을 좇는 여주를 보며 자극받아 꿈을 찾아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게임 프로듀서로서 노력하고, 묘하게 현실적인게, 처음 기획서만 1차 통과하고 그 다음부터는 몇번이고 1차조차 통과를 못한다. 일과 연애 사이, 팀원 간의 갈등 등을 겪으며 후에는 후배의 멘토로서도 성장하는 주인공의 청춘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연령층이 어리고 서브컬처적 요소나 서브컬처 향유가들의 감회, 입장이 많이 가미되어 있다. 인물조형과 설정에는 인물의 사회적으로 돌출된 특성으로부터 개인적인 인물상을 잡아가는, 소녀만화에서 자주 쓰이는 수법이지만 여기저기 범용적으로도 사용되는 요소를 도입했다. 말하자면 청소년 소설의 얼개에 청년 소설의 감성과 소녀만화 느낌이 나는 라이트 노벨의 캐릭터성을 조합했다고 보면 될 듯.
애니메이션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의 애니메이션.
나름대로의 인기를 바탕으로 원작 7권의 띠지에서 애니메이션화가 발표되었다. 2012년 10월 방송 개시. 성우진은 드라마 CD판과 동일하다. 전 24화의 2쿨 분량으로 방영된다
내용은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시간 순서가 몇몇 바뀌었고 수정되거나 추가된 장면이 많다. 원작자 카모시다 하지메도 직접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3화, 7화, 18화, 22화 집필.
내용은 원작의 1부 끝이라고 할 수 있는 6권 졸업식 에피소드[3]까지 진행되었다. 2기가 나오기를 바라는 팬들은 많지만 애니메이션 에필로그의 내용이 원작 7권 이후의 내용과 미묘하게 다르게 끝났기 때문에 흥행 성적과 관계없이 2기는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아주 달라진 것은 아니니 만들려면 못 만들 것이야 없겠지만 원작이 완결난 뒤로도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만들 생각이 없는듯하다.
국내 수입사 애니플러스에서는 이런 청춘 성장물에 19세 판정을 내렸는데, 초반부에 나오는 마시로의 생활파탄녀 행위 때문인 듯하다. 문제 장면은 초반부 한정이며, 내용물이 19세랑 거리가 매우 멀기에 이 판정은 애니플러스의 잘못된 판정 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에로망가 선생이 15세 판정을 받은 후 더더욱 하향 조치가 필요해졌다.
평가
원작의 청춘 드라마다운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배치를 바꿔서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맞추거나, 오리지널 스토리를 가미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오리지널 스토리 특성 상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많다. 특히 22화 마지막 소라타의 절규씬은 원작에 없던 장면으로 상황을 지나치게 격하게 만들어서 별로라는 평이 많다. 반대로 가장 평이 좋은 오리지널 장면은 류노스케 여장씬 성우들의 연기력이 전반적으로 준수한 가운데 시이나 마시로 역을 맡은 카야노 아이의 연기가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고 작화도 매우 뛰어나다.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들의 성격이 원작에 비해 엄청나게 순화되었다. 사실 원작의 사쿠라장 거주인들은 하나같이 자의식이 강한 면이 있어서 좀 뻔뻔한 면이 많았는데,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런 면모는 남아있지만 원작에 비하면 매우 순화되었다. 원작에서는 민폐 캐릭터들이었다면 애니에서는 그냥 4차원 캐릭터들인 수준. 작중 인물들 중에서 가장 성격이 좋은 편에 속하는 아오야마 나나미조차도 원작에서는 말투가 험한 편이었고 개그 장면이라지만 가끔 폭력을 휘두르는 면까지 있었는데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면이 거의 없어졌다. 이 덕분에 원작보다 좀 더 부담감 없이 캐릭터들을 즐길 수 있는 편이다. 다만 원작에 나온 여러 달달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하지 않아 적잖이 아쉽다.마시로가 소라타 입가에 묻은 팥앙금을 혀로 핥아먹는 장면이라든지...
반면 원작 팬들을 중심으로 비판 의견도 많은데 주로 심리 묘사 전반에 대한 비판이 많다. 물론 원작의 내용을 압축해야 하고 직접적으로 심리를 서술할 수 없는 애니메이션의의 특성 상 자연히 원작보다는 못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라이트 노벨 원작 애니의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그걸 감안해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많다.
일단 위에 서술된 대로 원작에 비해 캐릭터들의 부정적인 면이 대거 삭제되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묘사되다 보니 원작만큼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한다. 각본상의 묘사만 해도 그런데 연출 역시 캐릭터들의 섬세한 심리를 보여주는 것에 상당히 약한 편이다. 색채와 음악 등과 조화해서 전반적인 분위기를 잡는 연출은 좋은 편이지만 심리 묘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표정 묘사가 상당히 약하다. 캐릭터들의 표정 변화가 함량 미달까지는 아니지만, 작중 인물들의 섬세하고 입체적인 심리를 묘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작중 나오는 표정들이 전반적으로 밝고 가벼운 표정이 많은지라, 가벼운 일상 장면에서는 괜찮지만 본작에서 주로 나오는 어둡고 진지한 장면에서 조화가 안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도 시이나 마시로, 미타카 진, 아카사카 류노스케는 작중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적다. 이들은 원작에서도 표정을 비롯한 감정 표현이 적은 편이고 웬만한 상황에서 초연한 캐릭터들이지만, 캐릭터를 잘 파고들면 사실 다른 이들 못지않게 섬세하고 내면에서는 다양한 격정적인 감정들이 들끓고 있으며, 사실 겉으로 보이는 초연한 모습은 (특히 진과 류노스케는) 그걸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에 가깝다. 그런데 애니에서는 이런 부분을 묘사한 장면들을 생략하거나 순화해서 묘사한 것이 너무 많아서 얘들은 그냥 항상 초연한 캐릭터에 가까워져 버렸다. 이 셋이 유독 심하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대부분 마찬가지 경향을 갖고 있다. 등장하는 내내 다양한 감정 묘사를 보여주는 건 아오야마 나나미 정도이나 앞서 서술한 대로 원작보다는 캐릭터가 단순해졌다.
다른 캐릭터들은 몰라도 주인공 칸다 소라타의 심리 묘사에 대해서는 비판 의견이 강하다. 소라타는 원작을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의 평이 극과 극이어서 전자는 매우 선량하고 인간적인 대인배로 평가하지만 후자는 찌질이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서는 원작의 복잡한 심리가 제대로 묘사가 안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소라타는 굉장히 섬세한 성격이라 주변의 크고 작은 일에 일일이 진지하게 대응하는 성격인데, 애니에서 그려지는 소라타의 평소 표정이 영 진지한 얼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 대체로 차분한 표정과 태도로 그려지다 보니 원작만큼 섬세한 성격으로 인식될 수가 없다. 그리고 소라타는 그 섬세한 성격 때문에 작중에서 처해 있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애니에서는 그게 제대로 묘사가 안 된다. 위에서 설명된 것처럼 마시로를 비롯한 사쿠라장 멤버들이 소라타에게 끼치는 민폐가 전반적으로 순화되었다. 그래도 충분히 민페이긴 하지만 문제는 소라타가 그들 때문에 고생하는 장면이 너무 가볍고 개그로만 묘사된다는 것에 있다. 사쿠라장 역시 해당 항목을 참고하면 알겠지만 원작에 비해 너무 살기 좋은 곳으로 묘사된다. 연출이 이래서야 시청자들에게 소라타의 고생이 와닿지 않는다. 정리하면 원작의 소라타는 '성격이 매우 섬세하며, 작중에서 고생을 많이 하고, 그래서 주변과 충돌하는 캐릭터'였는데 애니에서는 성격 묘사와 상황 묘사가 따라주지 않아서 그냥 주변과 충돌하는 것만 부각되는 바람에 시청자들에게 찌질이로 인식되는 것이다.
또한 스토리의 전개 방식을 봐도 원작에 비해 대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원작은 인물들의 행동이나 작중 상황에 의해 자연스럽게 서로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 제법 있었는데 애니는 직설적으로 설명하는 장면으로 바꿔버린 경우가 많다. 즉, 원작에 비해 '보여주기' 방식이 적고 애니는 '말하기' 방식을 많이 쓴다. 원작 1권에 후반부에 해당하는 4화에서 소라타가 사쿠라장을 떠날지 말지에 대한 갈등이 해결되는 장면을 원작과 비교하면 알기 쉽다. 원작에서는 마시로가 소라타의 옷을 조용히 끌어당기며 한두 마디만 하는 것으로 감정을 전달해 소라타의 마음을 돌리지만, 애니에서는 '마시로의 상태에 대한 편집자의 설명' + '깨달음을 얻은 소라타와 마시로의 독백' + '마시로 방 앞에서 자기 심정을 전하는 소라타의 대사' 등등 장장 5분 가량에 걸친 대사와 독백의 향연으로 해결된다.
'말하기' 방식이 '보여주기' 방식보다 특별히 못난 방식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매체인 애니판이 말하는 매체인 소설판보다 보여주기에 약하고 말하기에 의존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게다가 사쿠라장 애니판은 그 범위가 단순한 상황 설명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가치관이나 작품의 주제의식까지 직설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해석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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